동남제도 수호검 - 배상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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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제도 수호검 – 배상삼 이야기

김일광 소설

동남제도 수호검 | ISBN 979-11-86843-45-1 03810|발행일 2019. 10. 7.|135*200 무선제본|28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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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제도 수호검>은 울릉도 개척 당시 섬에 건너가 도벌을 일삼는 일본인들과 그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세력들을 퇴척하고, 개척민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노력했던 울릉도수 배상삼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여 창작된 작품이다.

‘배상삼 이야기’는 경상북도 울릉군 서면 태하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 2007년 울릉군지 편찬 위원회에서 편찬한 「울릉군지」에 수록되어 있다. 배상삼은 본래 대구 사람으로, 본명은 배영준이었으나 동학 농민 운동에 연루되어 경상북도 울진에 피신해 있다가 울릉도 개척령이 내리자 전재환 일가를 따라 울릉도에 오게 되면서 배상삼으로 개명하였다. 울릉도수가 된 그는 도벌을 하러 오는 일본 사람들에게는 매우 엄하였지만, 섬사람들에게는 선정을 베풀었다고 한다. 특히 1894년(고종 31) 가뭄이 극심했을 때 배상삼은 부유한 사람들에게 곡식을 내놓게 하여 섬사람들을 굶주림에서 벗어나도록 하였는데, 이로 인해 일본인들과 그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부자들의 앙심을 사게 되었다. 결국 그들은 배상삼이 왜인과 내통하여 개척민의 남자는 모두 죽이고 여자는 전부 왜인들의 처첩으로 팔려고 한다는 뜬소문을 유포하고, 그에게 도움을 받았던 섬사람들까지 그를 원수 같이 여기게 만들어 결국에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하기에 이른다.


100년 전으로

‘나’(홍재훈)와 아버지는 오래된 대장간을 운영하였지만 대장간을 찾는 사람이 점차 줄어들면서 문을 닫게 되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옛날에 쓰던 대장간 연모들을 진열하여 박물관처럼 운영하였고, <동남제도문화연구소>라는 번듯한 간판도 세워 이곳을 구경하러 오는 관광객들도 꽤 많았다. 그런데 어느 날 집에 도둑이 들어 칼을 훔쳐 가려고 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아버지는 ‘동남제도 수호검’이 사라졌다고 하며 그것이 있어야 우리 가문이 빛날 수 있고, 100년 전부터 동남제도의 평화를 깨뜨리려는 못난 놈들이 그 칼을 탐내고 있다는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 호기심이 일던 ‘나’는 고리 속 바닷물에 손을 넣어 물을 젓자 100년 전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바윗덩이만 한 덩치의 ‘상삼’과 그를 부르는 ‘재환’을 보고는 그들을 따라가 보기로 하는데…….


동남제도 개척사

태종 때부터 조선은 왜구들의 등쌀에서 백성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하여 울릉도 백성들을 육지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수토사라는 관리들을 정기적으로 파견하여 울릉도와 독도를 관리해 왔다. 그런데도 불법으로 들어오는 일본 사람들의 수는 점점 불어났고 이들은 산림을 마구 훔쳐가기 시작했다. 따라서 조정에서는 쇄환 정책을 바꾸어 울릉도 개척령을 내리게 되고, 김옥균을 ‘동남제도 개척사’로 임명하여 백성들의 울릉도 이주를 돕게 하였다. 그러나 울릉도에는 이미 조선 사람과 일본 사람들이 몰래 들어가서 살고 있었고, 일본 사람들은 교묘한 방법으로 도벌을 하거나 물고기를 잡아갔으며, 몇몇 조선인들을 자기들 편으로 끌어들여 앞잡이로 삼고 있었다. 이들은 섬사람들을 착취하고 괴롭혔기 때문에 개척사의 임무는 무엇보다 일본인 세력과 그 앞잡이들을 몰아내는 일에 우선했는데…….


망망한 바다를 건너 울릉도로

울릉도로 가기 전에 그곳의 형편을 미리 알려 줄 사람이 필요했던 개척사는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재환과, 덩치가 크고 손재주를 가진 상삼을 울릉도로 먼저 보내기로 한다. 개척사는 종사관을 시켜 그 둘을 데려오게 하였으나, 그들을 채 설득하기도 전에 10년 전 ‘이필제의 난’에 동참했던 상삼을 체포하기 위해 군관과 군졸들이 들이닥친다. 재환은 난에 동참했다가 도망친 상삼을 10년 간 숨겨 주었기 때문에 둘은 결국 옥에 갇혀 울릉도가 아닌 한양으로 압송될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종사관의 도움으로 간신히 탈옥할 수 있게 되고, 더 이상 뭍에서 지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둘은 개척사의 제안대로 망망한 바다를 건너 울릉도로 향하는데…….


백성을 위한 칼

상삼과 재환이 울릉도에 도착하고 보니 그곳에는 몰래 들어와서 살고 있는 조선 사람들이 여럿 있었고, 심지어 불법으로 들어와 도벌과 고기잡이를 하는 일본 사람들도 있었다. 이처럼 울릉도에 사람이 많아지면서 그곳의 자원과 백성들을 돌보기 위해 관리를 파견해야 했지만 멀리 떨어진 섬까지 가려고 나서는 벼슬아치는 드물었기 때문에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 중에서 울릉도 사정에 밝고 일본 사람들과 맞설 수 있는 진석규라는 사람이 도장으로 임명되었다. 그러나 진석규는 오히려 일본 사람들과 결탁하여 울릉도의 나무를 몰래 일본으로 넘기고 있었고, 상삼과 재환이 이를 문제 삼자 도장과 무리들은 칼로 그들을 위협한다. 이 일을 겪고 난 후 상삼은 진정으로 백성을 위해 쓸 수 있는 칼에 대해 고민하고, 귀를 찢는 듯한 환청을 듣고는 바위굴에 숨어 칼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증거

상삼은 울릉도에 들어온 종사관에게 도장의 악행으로 섬사람들의 고통이 심함을 고했지만, 종사관은 상삼이 도장을 모략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그때 도장이 찾아와 무례한 언행으로 자신이야말로 울릉도를 다스리는 사람이라며 행패를 부리자, 종사관도 도장의 실체를 파악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도장과 졸개들의 기세등등한 칼 앞에서는 그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종사관은 도장의 악행을 밝힐 수 있는 증거를 찾아올 것을 상삼에게 명한다. 도장이 섬의 아이들을 납치하여 일본으로 넘기려고 할 때 상삼은 자신이 만든 칼을 메고는 아이들을 구하러 일본 배로 향한다. 상삼의 칼은 강한 진동과 함께 요동쳐 일본인 선원들을 물리치고, 조타실에서는 도장 진석규가 암암리에 날인한 ‘벌채 승인 및 반출 허가증’이 발견되는데…….


울릉도수가 된 상삼과 또 한 번의 배신

결국 도장 전석규는 나라의 재물을 함부로 왜인들에게 팔아넘긴 죄를 물어 그 직을 파하고 포도청으로 압송할 것을 명받는다. 그의 뒤를 이어 울릉도수가 된 상삼은 자신의 목숨을 빼앗으려고 했던 진석규와 그의 부하들까지도 모두 포용하는 관용을 베푼다. 그는 벼슬아치로서 으스대지 않았으며, 다툼에는 공정하게 시비를 가리고,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지 달려가 제 일처럼 도와주었다. 벌목 노역에서 해방된 섬사람들이 다시 농사를 짓거나 고기잡이를 하면서 울릉도에도 평화가 찾아오는 듯하였다. 그러나 이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하였다. 상삼이 풀어주었던 전석규 일당의 2인자였던 홍 서방이 다시 두령이 되어 왜구와 결탁한 후 전횡을 일삼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상삼이 있었기에 이는 곧 들통나고 상삼은 일본인 선장에게 일본 사람들을 모두 데리고 고국으로 돌아갈 것을 명령한다. 더 이상 부당 이익을 챙길 수 없게 된 홍 서방과 그 일당들은 상삼에 관한 유언비어를 은밀히 퍼뜨려 섬사람들을 동요케 하는데…….


다시 현실로

현재로 다시 돌아온 나는 100년 전에 보았던 ‘동남제도 수호검’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아버지와 도둑을 다시 목격한다. 도둑이 사라지고 밤이 이슥해진 후 잠자리에 누워 아버지를 바라보던 나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모습을 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하는데…….

<동남제도 수호검>은 애민 정신이 투철했던 배상삼이라는 실존 인물과 당시 권력의 상징이었던 칼을 모티브로 한 소설로, 과거에 오로지 백성들을 위해서만 행사했던 참된 권력의 상징 ‘동남제도 수호검’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액자식 구성을 통해 현재를 살고 있는 인물이 100년 전의 울릉도로 시간 여행을 한다는 발상도 흥미롭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나’의 정체가 드러나는 반전의 묘미도 돋보인다. 무엇보다 그동안 우리가 잘 모르던 낯선 인물 배상삼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평등한 세상을 이루기 위한 봉기에 동참하고, 왜구와 결탁했던 부정한 칼에 맞서 백성을 위한 칼을 만들며, 벼슬길에 올라서도 항상 겸손하고 공정한 자세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그의 모습에서 훌륭한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또한 왜구의 벌목과 착취로부터 울릉도를 지키기 위해 애썼던 선조들의 모습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 주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김일광

포항에서 태어나 지금은 한반도 동쪽 끝 호미곶에서 살고 있다. 198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동화를 쓰기 시작했고 40년 가까이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글을 써 왔다. 교과서에 작품이 실리기도 했으며 역사와 생명의 보편적 가치를 담은 <석곡 이규준>, <조선의 마지막 군마>, <귀신고래>등의 작품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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