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해줘
소노 글, 그림
다육해줘 | ISBN 979-11-86843-48-2 07470|발행일 2019. 12. 18 | 148*210|210면|값 15,000원
초보 식물러들을 위한 최초의 본격 다육 그래픽 노블!
다육 킬러의 곰손 극복 분투기.
# 그린 라이프를 꿈꾸며
어느 날 갑자기 마음속에 들어온 다육 식물. 예쁘고 앙증맞고 귀여운 모습에 무턱대고 들여온 다육이들은 주인을 잘못 만난 탓에 조기 사망하고 만다. 식물력 제로인 스스로를 킬러라고 인정하면서도 주인 소노의 다육에 대한 애정은 쉬이 사그라들지 않는다. 무엇이든 처음은 늘 어렵고 서투르기 마련인 것. 소노는 포기하지 않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배워 가며 신비롭고 경이롭기까지 한 다육의 세계로 점차 빠져들게 되는데…….
# 험난한 고수 다육러의 길
초보 다육러를 탈피하기 위한 소노의 분투는 계속된다. 새 식구를 계속 들이고, 어려운 분갈이도 직접 해낸다. 식물을 기름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물 주기’에 대한 감도 점차 익혀 간다. 다육이를 알면 알수록 그 종류의 방대함에 놀라게 되고, 각각의 독특한 특성에 감탄하기도 하면서 입에 잘 붙지 않는 어려운 학명에도 점차 익숙해져 간다. 또한 ‘저면 관수법’, ‘타감 작용’ 등 식물을 기르는 방법에 있어서의 전문 지식도 쌓여 간다. 그렇게 다육 식물에 대한 식견과 경험은 늘어만 가는데도, 실상 반려 식물을 기르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 마음은 그린 핑거지만 현실은 여전한 곰손. 고수들의 전유물이라는 실생(씨앗으로 발아시킨 식물)은 엄두도 나지 않는다. 그러나 소노의 다육 사랑은 좀처럼 그칠 줄을 모른다. 오늘도 배움의 자세로 애정을 듬뿍 담고 다육이들에게 다가가는 소노.
# 반려 식물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하여
개, 고양이 등 반려 동물에 대한 인식은 비교적 높은 반면 반려 식물에 대한 저변은 아직 미미한 게 현실이다. 그만큼 입양한 생명들을 방치하는 것에 대한 책임감도 동물에 비해 저조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소노는 식물 역시 자연으로부터 온 생명이란 점에서 동물과 별반 차이가 없음에 주목한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생산되고 길러지는 식물들이라도 잠깐의 생색내기나 이벤트용에 지나지 않고 명을 다할 때까지 관심 속에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소노는 방치로 인한 식물의 고사는 살인 방조죄와 다름없으며 반려 생물에는 동식물 할 것 없이 책임감이 반드시 동반돼야 함을 어필한다.
《다육해줘》는 다육 식물을 반려 식물로 키우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만화로 재미있게 풀어낸 그래픽 노블이다. 작가 자신이 실제로 다육 식물을 길러 본 경험을 토대로 식물 초보자로서 겪었던 많은 시행착오와 리얼한 팁들을 볼 수 있으며 다육 식물의 다양한 종과 재배법, 생소한 용어들에 대한 정보 습득도 쏠쏠한 책이다. 반려견, 반려묘 등 반려 동물에 관한 책은 다수인 가운데, 일반인들에게 조금 생소할지도 모를 다육 식물을 주제로 한 실험 정신 높은 최초의 그래픽 노블이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무엇보다 애완의 영역을 넘어 반려 생물을 바라보고 대하는 작가의 철학까지도 읽을 수 있어 재미와 더불어 生에 관한 여운도 남는 책이다. 일상에서 자주 접했을지도 모르지만, 관심 부족으로 직접 길러 보겠다는 생각까지는 도달되지 않았다면 이 책을 통해 한 번쯤 다채롭고 신비로운 다육 식물의 세계로 빠져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글, 그림: 소노
연두색과 개구리를 좋아하는 만화가.
서울에서 안락한 삶을 살다 다육이들과 함께 제주도로 이주.
당인, 웅동자, 흑룡각 등 다육이 몇몇 마리, 그리고 몬스테라와 함께 살고 있다.
그린 책으로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 사시사철 생태놀이>, <놀면서 배우는 사계절 자연 빙고>, <똥장군 토룡이 실종 사건>, <칭찬 한 봉지>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