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책
장아영 글, 그림
ISBN 979-11-86843-97-0 47810|발행일 2021. 5. 21
250*185|80면|올컬러 양장본|값 15,000원|
작고 평범한 마을에 파란 머리의 소녀가 살고 있었어요.
마을 밖은 알 수 없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세상이었죠.
어느 날 소녀에게도 가슴 시린 사건이 찾아왔어요.
마을 사람들은 본질도 모른 채 피할 궁리만 했죠.
하지만 정작 소녀는 용기를 냈어요.
그리고 큰 소리로 외쳤어요.
“컹-!”
어느 작고 조용한 마을. 파란 머리의 한 소녀가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을을 벗어난 세상은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위험한 곳이기도 했죠. 어느 날 소녀는 숲속 친구들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낯선 사람에게 가로막히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씻기 힘든 상처로 인해 두문불출하는 소녀. 마을 사람들은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며 회의를 열어 보지만,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려하기보다는 자신에게만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피할 궁리만 할 뿐입니다. 아무도 정작 중요한 것을 언급하려 하지 않을 때 소녀는 결심합니다. 모두의 만류에도 소녀는 자기 자신을 되찾기 위한 용감한 탐험을 단행합니다. 소녀가 찾아낸 것은 그리 놀라울 것도 없고 새롭지도 않은 세계였지만, 당당한 자의식 속에 계속되는 평범함이 가져다주는 평온한 일상은 그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였습니다.
《소녀책》은 오늘을 살아가는 여성들이 맞닥뜨리는 불편한 진실들을 여러 메타포들을 통해 간접적이면서도 강렬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여성이라면 당연히 어떠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과 편견, 사회는 전혀 바뀔 생각이 없는데 성폭력 피해 당사자만이 스스로 회복하고자 처절히 노력하는 부당한 세상을 한 소녀의 과감한 여정을 통해 꼬집고 있습니다. 드러내지 못한 채 가슴속에 묻어 둬야만 했던 여성의 생각과 말들 또한 신비스러운 외마디 ‘컹’ 소리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불합리가 팽배한 사회에 경종을 울릴 이 소리가 자유롭게 세상에 울려 퍼지기를 바라는 작가의 간절한 마음이 담긴 책입니다.
한편, 《소녀책》은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타인에 대해 낙인을 찍는 것은 알게 모르게 차별과 혐오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작가는 소녀의 파란 머리와 동물친구들 그리고 섬의 다양한 소녀들의 얼굴 생김새와 피부색등의 표현으로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궁극적으로 획일적이고 종속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다원적 가치를 서로 존중하는 사회, 모든 문화에 대한 동등한 존엄성과 존중이 지켜지는 공정하고 조화로운 세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글·그림 | 장아영
조각을 전공했으며 낮에는 엄마로, 밤에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씁니다. 드로잉이나 이미지, 짧은 글이 수록된 책자에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아 펴내고 있습니다. 작품으로는 독립출판물 《오무리 이야기》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