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릉숲의 요정
이수복 글, 박건웅 그림
이수복 글, 박건웅 그림|ISBN 979-11-86843-67-3 77810|발행일 2020. 11. 30 | 250*185|70면|양장|값 13,000원|e-mail: joerosa@naver.com
광릉숲 생물권보전지역 2020 우수콘텐츠 선정도서
정체불명의 숲속 요정을 찾아서.
숲에 설치된 카메라 트랩으로 야생 동물을 관찰하던 한 과학자는 AI 분석 프로그램으로도 정체를 판별할 수 없는 한 장의 사진을 발견합니다. 사진에 찍힌 흐릿한 물체는 마치 요정과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궁금증을 견디지 못한 과학자는 그 요정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 휴가를 내고 숲으로 들어갑니다. 숲속에 텐트를 치고 밤을 지새며 요정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렸지만 요정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피곤에 지져 깜빡 잠이 든 과학자는 향기로운 나도개감채 꽃 향기에 눈을 뜹니다. 그 순간 과학자는 자신이 장수하늘소로 변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됩니다. 당황한 과학자는 숲속 카메라 앞에서 구조 요청 신호를 보내려 애쓰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과학자는 주변 동물들과 교감을 시도하는 가운데 보름달이 뜬 밤에 새로운 꽃향기를 맡을 때마다 자신이 다른 동물들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과학자는 다시 인간으로 변하기 위해 새로운 꽃을 찾아다니다가 추운 겨울을 맞게 됩니다. 너구리가 된 과학자는 온통 눈에 파묻힌 숲속에서 쌓인 눈을 뚫고 피어난 노랑앉은부채를 발견하고 향기를 맡습니다. 지독한 향기에 잠시 기절했다 깨어난 과학자는 이번에는 동물이 아닌 꽃이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과학자는 더 이상 인간으로 돌아갈 기회를 놓쳤다는 상실감에 괴로워하면서도 차가운 눈 속에서 꽃을 피우는 식물의 위대한 생명력에 감탄합니다. 동시에 태양의 빛 에너지를 기반으로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식물들이 지구상에서 어울려 살아가고 있으며, 인간은 생물권 시스템의 주인이 아니라 하나의 구성 요소일 뿐이며 현재의 지구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구에서 살아온 각양각색의 생물로 인해 생긴 누적된 결과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 깨달음의 순간, 과학자는 텐트 속 잠에서 깨어납니다. 긴 꿈속 여정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과학자는 기쁜 마음으로 숲을 나섭니다. 집에 돌아온 과학자가 깊은 잠을 자는 사이, AI 프로그램이 여태 판별하지 못했던 카메라 트랩에 찍힌 요정 분석에 성공합니다. 그 요정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광릉숲의 요정》은 광릉숲 카메라 트랩에 찍힌 요정을 찾아 숲으로 들어간 과학자가 꿈속에서 다양한 야생 동식물의 모습으로 변신해 사계절을 보내며 자연의 일부로서 인간의 위치를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광릉숲에 서식하는 장수하늘소, 하늘다람쥐, 크낙새 등의 천연기념물과 나도개감채, 노랑앉은부채 등의 희귀 식물을 주요 소재로 사용하여 다양한 광릉숲 생물 종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합니다. 또한 꽃향기를 맡으면 인간이 동물과 식물로 변신한다는 재미있는 스토리를 통해 인간은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 하나의 구성 요소에 불과하며, 자연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곳에 살아온 다양한 생물의 삶과 죽음이 가져온 결과물이라는 것을 시사합니다. 이수복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에 기반한 흥미로운 스토리와 박건웅 작가 특유의 담백한 그림이 어우러져 우리 아이들에게 생물 다양성 보전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하는 기획 의도가 돋보이는 책입니다.
글 이수복
제3회 경기 히든 작가 그림책 부문 당선작 《나무 위 도서관》의 글 작가입니다. 신경 과학, 철학, 데이터 사이언스, 정치 경제학을 공부하고 출근길 만원 지하철 안에서 자신이 읽고 싶은 글을 씁니다.
그림 박건웅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으며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습니다. 대학 시절을 거치며 한국 근현대사의 숨겨진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해 왔습니다. 어른을 위한 책으로는 빨치산 이야기를 다룬 《꽃》,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민간인 학살을 다룬 《노근리 이야기》, 제주 4·3항쟁을 담은 《홍이 이야기》, 비전향 장기수인 허영철 선생의 삶을 다룬 《어느 혁명가의 삶》, 민주주의자 김근태가 남영동에서 견뎌 낸 22일을 기록한 《짐승의 시간》, 인혁당 사형수 8명의 이야기를 담은 《그해 봄》, 독립운동가의 삶을 다룬 《제시 이야기》, 《옌안송》을 만화로 그렸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게 자행된 착취에 대한 동화책 《섬소년》, 이오덕 동시선집 《우리 선생 뿔났다》 등에 그림을 그렸으며 현재 생명 보호를 다루는 어린이 그림책 《방긋 방게》를 작업하고 있습니다. 수상 경력으로는 2002년 대한민국만화대상 신인상, 2011년 오늘의 우리만화상, 2014년 부천만화대상 대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